(26년 1월 29일) 아파트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지하주차장 하자 분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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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2-04본문
[이지영의 하자 이야기]
이지영 변호사요즘 관리현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전기차’입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거대한 ‘에너지 충전소’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신축은 물론 구축 단지까지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가 의무화된 결과입니다. 입주민들의 불안도 커집니다. 최근 잇따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를 보며, 많은 분이 제게 묻습니다. “변호사님, 우리 아파트 주차장은 정말 안전한가요? 만약 사고가 나면 이건 누구 책임인가요?”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와 관련해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자 분쟁의 쟁점과 법적 하자의 개념에 대해 짚어봅니다.
많은 입주민이 “우리 아파트에는 최신 전기차 전용 소방 설비가 없는데, 이것도 하자가 아니냐”고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사업 승인 당시의 법령과 설계 기준’을 준수했다면, 단지 최신 설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하자로 보지는 않습니다. 시공사에 ‘미래의 기준’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기능상 하자’의 개념입니다. 법에서 말하는 하자는 단순히 도면과 다르게 지어진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건축물이 마땅히 갖춰야 할 안전성과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이 또한 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화재 시 비상 발전기가 자동으로 작동돼 전기가 공급돼야 함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옥내소화전과 스프링클러가 전혀 작동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소방시설이 설계도면 대로 설치됐다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이는 기능상, 안전상 지장을 초래하는 시공상 하자”라고 판시하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3가합828 참조).
전기차 화재는 일반 화재보다 진압이 훨씬 어렵고 열폭주 위험이 큽니다. 이 상황에서 기존의 스프링클러나 화재 감지기가 제때 작동하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선 ‘중대한 시공상 하자’로 봐야 합니다. 우리 단지의 소방 설비가 관련 법령과 설계 기준에 따라 설치됐다고 하더라도 ‘실제 작동이 가능한 상태’인지 전수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는 첫 번째 하자 관리 전략입니다.
충전시설 설치를 위해서는 지하주차장의 벽면이나 바닥에 구멍을 뚫는 코어링 공사나 대규모 배선 공사가 필수입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한 문제가 방수 결함과 누수입니다. 지반과 맞닿은 지하 외벽을 뚫는 과정에서 방수층이 깨지면 미세한 틈으로 물이 스며들 수 있습니다. 고전압이 흐르는 전기차 충전 구역 근처에 물이 비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실제로 지하주차장 누수 하자에 대해 법원은 시공사의 보수 책임을 매우 엄격하게 묻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충전기 설치 후 누수가 발생했다면, 이것이 원래 시공상의 문제인지 전기 충전기 설치 공사 중의 부주의인지에 대해 법적 공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관리주체는 공사 전후의 사진을 꼼꼼히 남기고, 설치 업체로부터 하자 보증에 관한 확약서를 받아두는 등의 실무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간혹 입주민 개인이 임의로 충전기를 설치하려다 입주자대표회의와 마찰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원은 이에 관한 가처분 사건에서 공용부분인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물을 설치 또는 철거하는 것은 ‘공용부분의 관리’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입대의의 적법한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4카합50452 결정). 개별적인 무분별한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는 전력 과부하나 건물 구조 훼손(하자)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의 안전 기준 안에서 체계적으로 시설을 확충해야 복잡한 하자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입대의의 정당한 의결 절차를 거치고 전기차 충전시설의 시공 과정을 잘 관리해 지하주차장 시공상 하자와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의 문제를 명확히 분리하는 것이 추후 있을 수 있는 분쟁 예방에 필수적입니다.
법무법인 정필 ☎ TEL 02-584-5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