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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6월 1일) 장마철 누수 하자, ‘기록적 폭우’보다 시공 결함이 쟁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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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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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의 하자이야기]

이지영 변호사이지영 변호사

6월은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전화벨이 가장 분주해지는 시기입니다. "최상층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다", "외벽 모서리를 따라 얼룩이 번진다",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물줄기가 흐른다"라는 민원이 한꺼번에 쏟아지지만, 시공사 측의 답변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기록적인 강우 탓"이라거나 "유지관리가 부실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수(漏水)는 빗물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빗물이 어디로 어떻게 흐르도록 설계·시공됐는지의 문제입니다. 결국 분쟁의 출발점은 '비가 얼마나 왔는가'가 아니라, 아파트가 '그 정도의 비를 견디도록 시공됐는가'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7조는 하자의 범위로 "공사상 잘못으로 인한 균열·처짐·비틀림·들뜸·침하·파손·붕괴·누수 등 안전상·기능상 또는 미관상의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결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누수는 그 자체로 법령이 예정한 하자의 전형적 유형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아파트 누수 하자의 쟁점은 누수의 원인과 경로입니다. 시공사가 단골로 꺼내는 ‘이례적 호우’ 항변에 대해 법원은, 우리나라 기후 조건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범위의 강우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면 이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방수 시공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면책을 주장하려면 단지 "비가 많이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당해 부위가 설계상 예정한 우수 처리 능력을 객관적으로 초과했다는 자료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실무에서 누수 분쟁의 승패는 부위별 원인 규명에서 갈립니다. 최상층 천장 누수는 옥상 방수층(시트·도막)의 들뜸·파단, 이음부 처리 불량, 우수 드레인(루프 드레인) 주변 마감 미흡이 주된 원인입니다. 외벽 모서리·창호 주변의 얼룩은 외벽 크랙, 코킹·실링 미시공, 창호 후레싱 부실, 외벽 균열 보수 미실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는 상부 슬래브 방수층 결함, 신축 이음부(익스팬션 조인트) 처리 불량, 무근콘크리트 균열을 통한 침투수 유입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발코니·실외기실의 누수는 바닥 방수층 단부 처리 미흡, 배수구 주변 구배 불량, 창호 하부 마감 결함이 흔한 원인입니다.

단순한 재방수 한 차례만으로는 같은 자리에서 누수가 반복되기 쉽고, 법원 역시 표면적 재시공이 아니라 누수 원인에 부합하는 보수 공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판단해 왔습니다. 옥상 방수의 경우 부분 도막 덧방으로는 들뜸·파단의 재발을 막을 수 없어 방수층 전면 재시공의 보수비가 인정된 사례, 외벽 누수에서 단순 실링 보수가 아니라 균열 보수와 외벽 재도장까지 포함한 보수비가 인정된 사례 등이 그 예입니다.

따라서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가 미리 준비해야 할 자료도 분명합니다. ① 누수 발생 일자·부위·범위를 사진·동영상과 함께 시계열로 기록하고, ② 기상청 일자별 강수량 자료와 누수 발생 시점을 대조해 두며, ③ 의심 부위에 관한 시공 도면·방수 공정표·준공 도서를 확보하고 ④ 시공사에 보수를 요청한 공문과 그에 따른 보수 이력을 빠짐없이 남겨둬야 합니다. 이러한 자료는 추후 하자 감정 단계에서 누수 경로를 추적하고, '이례적 호우', '관리 부실'이라는 시공사의 항변을 깨뜨리는 결정적 단서가 됩니다. 특히 담보책임 기간이 임박한 단지라면, 장마철이 지난 뒤 발생한 누수를 그대로 두지 말고 발생 즉시 서면으로 통지해 두는 것이 제척기간 도과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장마철의 누수는 한 해에 한 번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매년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며 구조에 손상을 누적시킵니다. 빗물은 늘 가장 약한 틈을 찾아 길을 냅니다. 그 길이 자연이 만든 길이 아니라 시공이 남긴 빈자리라면, 책임의 길도 같은 자리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법무법인 정필 ☎ TEL 02-584-5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