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10월 24일) 임대단지 분양전환 직후 ‘장충금 방수공사’ 의결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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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5-12-25본문
[이지영의 하자이야기]
이지영 변호사최근 경기 시흥시 10년 공공임대 아파트에서 하자 소송과 관련해 문의 전화가 왔습니다. 이 단지는 사용승인일로부터 약 6년이 지난 시점에 5년 차 조기 분양이 약 80% 진행된 단지였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임대 기간 적립된 특별수선충당금이 분양전환과 함께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인계됐으니, 이 돈으로 옥상방수·외벽 전체 도색·지하주차장 에폭시를 바로 시행한다고 의결했습니다. 문제는 이 단지가 10년 차 공용부분 하자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점입니다.
입대의는 “공사 전에 사진을 많이 남기면 된다”라고 하지만, 법원은 사진 몇 장보다 현 상태에 대한 중립적 감정(법원 감정)을 더 중시합니다. 외벽 균열의 폭·깊이·진행성, 방수층 결함의 위치와 원인, 누수 경로 같은 증거 조사 결과가 소송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면 도장·방수로 가려진 뒤라면 감정은 ‘추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원고 측 입증력이 약해집니다.
하자보수 방법에 관한 법원의 태도는 분명합니다. 하자보수의 원칙은 ‘부분 보수’이며, 전면 도장·전면 방수처럼 미관 개선 위주의 과다 보수는 제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외부 균열에 대한 보수비를 측정할 때 균열을 정밀하게 측정해 균열의 길이와 넓이 등에 따라 ‘표면처리 공법’ 또는 ‘충진식 공법’ 등으로 하자를 보수하고, 부분 보수한 표면에 25㎡ 넓이의 롤러를 사용해 도색하는 비용을 보수비로 측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3.3.14. 선고 2011다48384, 울산지방법원 2016. 1.14. 선고 2012가합6277).
그렇다면 지금 이 단지가 취해야 할 순서는 명확합니다. 증거를 먼저 보전하고, 감정을 거친 뒤, 협상·소송을 통해 하자 보수금을 수령한 후 필요한 범위부터 순차 집행하는 것입니다. 민사소송법 제375조 이하에서 증거보전절차를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어차피 하자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면 별도의 증거보전절차를 진행하기보다 빠르게 법원 감정을 받는 것이 시간이나 비용상 유리합니다.
하자 소송을 준비하는 아파트에서 실무적으로는 다음의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하자를 입증할 증거를 준비해야 합니다. 하자 소송이나 하자 협상을 준비하기 위해 전문 법무법인과 진단회사를 선임하게 되면 법무법인은 채권양도를 하고 진단회사는 전용과 공용부분의 하자를 진단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준공 도면, 시방서, 하자 보수 청구했던 내역 등 필요한 자료 전부를 법무법인과 진단회사에 제출해서 소송에 위 증거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긴급 공사를 제외한 일반공사의 시점은 법원 감정 이후로 미뤄져야 합니다. 장충금은 원칙적으로는 장기수선계획에 따라야 하고, 긴급 공사는 안전상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됩니다. 옥상 방수·전면 도장·지하주차장 에폭시는 대체로 미관·편의 개선 성격이 강하고, 하자 소송의 증거를 은폐할 위험이 있으므로 감정 이후로 이연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누수가 심각해 지금 당장 방수공사를 하지 않으면 그 손해가 급격히 커질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그 부위에 대해서만 긴급 보수를 한 후 모든 자료를 모아 법원 감정인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긴급성을 요하지 않는 방수공사의 경우 최소 법원 감정이 진행된 이후에 시작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은 공사를 멈추고, 증거부터 확보할 때입니다. 전면 도장·방수·에폭시를 서두르면, 하자는 은폐되고 증명력은 약해집니다. 반대로 증거보전→감정→협상·소송→순차 공사의 순서를 지키면 입증력이 강화되고, 승소금 등으로 공사를 할 수 있어 장충금을 아낄 수 있으며, 협상 테이블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소송의 결과는 결국 원고의 입증에 달려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증거보전→ 감정→협상/소송→순차 공사를 단지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기를 바랍니다.
법무법인 정필 ☎ TEL 02-584-5888